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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뉴스> 위유미 원장 칼럼, 한부모가족, 존중과 지원이 필요하다
24-05-16 21:55관리자46회

지난 10일 한부모가족의 날에 한부모가정의 가장이 된 P를 만났다. P는 초등학교 4년 아들과 돌쟁이 딸까지 두 남매를 두고 있다. P는 친정어머니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한 푼이라도 더 벌기위해 밤낮없이 일하는 여성이다. 5일 어린이날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아이들에게 알량한 장난감만 한 개씩 쥐어주고 늦은 저녁 피자 한판으로 아이들의 허기진 마음을 달래주었노라고 했다. 

한부모가족이란 모자가족 혹은 부자가족을 말한다. 아버지나 어머니 중 한 사람이 홀로 부모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2018년부터는 한부모가족지원법 일부가 개정되면서 법정 기념일로 지정이 되었다. 한부모가족지원법은 안정적인 가족 기능을 유지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그들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을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법이다. 이렇게 하여 기념일로까지 제정된 이 날을 우리 사회 전반에서는 얼마나 인식하고 있으며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

P는 친정어머니가 있어 아이들을 맘 놓고 맡길 수 있다. 어머니 덕분에 직장과 가사일을 병행하는데 수월함이 있지만 혼자의 벌이로 네 식구가 살아야 한다. 나날이 성장하는 자녀들의 양육과 경제적인 문제로 자신이 짊어진 짐이 너무 무겁다고 했다. 이외에도 한부모가족이 겪어야 하는 문제는 많다. 주거, 소득, 교육, 의료 등 객관적인 준거 외에도 심리적,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삶이다. 이유는 한부모가족을 불안전한 가족, 결손가족, 시혜의 대상, 때로는 문제가 있는 가족으로 바라보는 시선 때문이다. 이웃과의 관계를 멀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한부모가족임을 증명해야 하고 소득기준에 따라 (소득 인정액이 중위소득의 63%이하일 경우 지원대상에 해당)지원이 달라지니, 지원자는 직접 가난을 증명해야 한다, P는 당연히 필요한 일들이지만 그것을 증명해야 하는 일이 굴욕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들을 위한 지원정책과 복지서비스가 실질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다 알 수 없으나 좋은 삶의 개념을 논한다는 것은 호강에 겨운 일이다. 그저 P와 같은 한부모가족이 눈치보지 않고, 주눅들지 않도록 요란스럽지 않게 돌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인 과제이다.

'고딩엄빠'라는 TV프로그램이 있다. 청소년 시기에 부모가 되어 학업을 중단하고 아이를 양육하는 이들이다. 하나같이 열악한 환경과 빈곤에 시달리는 형편으로 프로그램에서는 여러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전문가들은 솔루션을 제공한다. 프로그램의 취지에 대한 논란이 많으나, 필자가 언급하고자 하는 부분은 그들 중에도 한부모가 된 출연자의 경우에는 그 절박한 처지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안타깝다는 사실이다. 학생신분으로 생계를 이어갈 능력도 없고, 준비 없이 부모가 된 현실을 감당하지도 못한다. 더구나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과 편견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대부분 여성이 육아를 맡게 되는데 양육의 부담과 가난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해 알콜에 의지하거나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학업까지 포기하고 생계활동을 하며 가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과연 어린 그들에게 쉬운일이겠는가. 고통의 범주는 주관적인 것이지만 기성세대의 경험은 그들앞에 놓여진 상황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렇듯 우리사회는 1인가구, 이혼, 사별,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족, 동거형태의 가족 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가구구조와 가구형태도 다양하게 바뀌고 있다. 사회의 변화에 따른 모든 형태의 가족은 다 보편적인 가족의 모양이며 그들만의 특별한 가치와 기능을 갖고 있다. 어떤 가족의 형태도 진심으로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가정은 가장 기본적인 안식처이며 개인의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환경이다. 한부모가족에게 필요한 것 역시 편안한 안식처로서의 가정이다. 이를 위해 국가는 평등하게 각 가정에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우리사회는 차별하지 않고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

일상의 작은 배려가 안전하고 온전하게 아이들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A는 “한부모가정이 결점을 갖고 있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는 일이 우리에 대한 예의이고 존엄성을 지켜주는 일”이라고 했다. 그의 말이 아니어도 이는 우리사회가 취해야 할 사회적 선이다.

출처 : 우리뉴스(https://www.woor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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