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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뉴스> 위유미 원장 칼럼, 한 자루의 초가 꺼지더라도...
24-07-03 23:08관리자60회

‘한 사람의 상대를 평생 동안 사랑할 수 있다고 단언하는 것은, 한 자루의 초가 평생 동안 탈 수 있다고 단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말이다. 이 말은 사랑의 영속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과연 그의 말이 옳을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각기 다른 형태의 사랑은 그 자체로 고유한 특징과 감정을 담고 있으며, 각자의 경험과 관점에 따라 주관적으로 정의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평생 동안 동일한 상대를 사랑할 수 있을 것이고, 또 영원한 사랑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다른 누군가에게는 영원한 사랑이라는 개념이 터무니없는 일일수도 있다. 

한동안 뉴스를 장식했던 재벌가의 이혼을 두고 몇 명의 여성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 함께 했다. 사회 전반에 걸쳐 큰 파장을 일으킨 핫 이슈인 만큼 각자의 견해와 분석을 바탕으로 사건을 해석하고 비판하며 자신들의 일인 양 흥분했다. 이혼이라는 주제가 가져오는 복잡한 감정과 윤리적 고민을 바탕으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면서 동의와 반박이 이어졌다.

한 여성은 이미 밝혀진 대로 재벌의 외도와 혼외자 문제, 부부간에 회복할 수 없는 신뢰의 문제가 주요 쟁점이라고 했지만 이혼의 주된 원인은 사랑의 부재가 가장 크다고 주장했다. 어느 경우이든 남녀가 헤어지는 결말은 항상 사랑의 존재를 의심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야기는 단순한 가십거리로 소비하는 것을 넘어 부부의 사랑과 신뢰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로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주어 더욱 몰입하게 됐다.

한 사람은 ”사랑도 돈이야“라고 말했다. 세상에는 사랑을 빙자하여 여러 가지 형태로 자기 이익을 취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랑을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을 의미했다. 또 다른 사람은 ”사랑은 애틋한 감정도 있지만 끝까지 책임지는 의리“라고 했다. 인간이 도덕적이고 올바르게 행동하도록 이끄는 중요한 원동력이 사랑이라는 것이다. 저마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으로 다 설득력 있는 말이다. 대화의 주체들이 5-60대 여성들이라서 그런지 풍부한 인생 경험만큼이나 다양한 관점을 제시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나 관계는 종종 재정적인 측면에서 영향을 받는다. 돈이나 물질은 사랑의 본질이 아니지만 현실의 문제들로 건강한 관계와 지속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사랑은 의리일까? 사랑에는 헌신, 존중, 희생, 책임감 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으니 의리라는 말도 일리 있는 말이다. 

결국 사랑은 인간이 가장 깊이 갈망하는 감정 중 하나이지만, 명쾌한 해답도 표현의 한계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요컨대, 사랑은 감정적 연결뿐만 아니라 심리적, 생리적 요소도 포괄하고 있어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힘이다. 따라서 사랑할 자유에도 반드시 도덕성이 필요하며, 때로는 자기의 욕구나 선택을 포기하거나, 상대방과의 관계 속에서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가 아는 상식적인 사랑은 로맨틱한 감정만이 아닌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공감, 서로를 위한 희생과 노력의 결합이다. 부부가 살아가면서 열정과 설렘을 지속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처음의 감정과 젊은 날의 희열을 유지하기는 어려운 일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깊어지고 성숙해지는 것이 참된 사랑이다. 

필자는 이제 톨스토이의 말을 이렇게 해석한다. 한 자루의 초가 평생 동안 타지 않더라도, 진정한 사랑은 초가 꺼질 때마다 또 다시 불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 불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출처 : 우리뉴스(https://www.woor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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