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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뉴스> 위유미 원장 칼럼, '우리'와 '그들'로 구분하지 말자
24-08-20 12:59관리자64회

유년 시절 내편 네편으로 나뉘어 땅 따먹기, 공기놀이하던 추억이 있다. 편이 갈리는 순간 놀이의 영역을 넘어 경쟁은 시작된다. 자신이 속한 편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해 경쟁하지만 그 경쟁은 여전히 놀이의 일부분이었고 친구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요소였다. 순수하던 어린 시절 친구를 이기는 것이 중요했기에, 이기면 기뻤고 지면 잠깐 속상했지만 결과에 따른 감정은 단순했던,누구에게나 있을법한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기억이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어떤 이익이나 이슈에 대한 입장 차이가 생길 때, 편 가르기와 대립의 패턴은 복잡해지고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확장된다. 이제는 결과가 인생의 중요한 문제와 직결되고, 개인의 신념과 가치관을 시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일상적인 사안에서부터 민간집단, 공공집단, 사회집단, 국가적 이슈에 이르기까지 현대인에게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 중 하나가 바로 내편과 네편의 구도이다. 

사람들은 점점 ‘우리’와 ‘그들’로 구분 짓고 자신의 입장과 이해관계를 중심으로만 사고하고 행동한다. 그러한 편 가르기는 조직이나 사회를 더욱 분열시키고, 끝내 구성원들은 불행에 빠지게 된다. 이는 복잡한 현실을 단순하게 이해하고 싶은 인간의 본능에서 비롯된 좁은 시각의 이분법적 사고이다. 그렇기에 편협한 사고방식은 문제의 다양한 측면과 깊이를 간과하게 하며, 결과적으로는 문제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많은 이들이 정신적 피해를 입기도 한다.

특히, 요즈음은 정치적,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자신이 속한 집단만을 정당하게 여기고, 상대 집단을 악마화 하거나 타자화 하는데 익숙해져가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가령, 특정 정치적 이슈나 사회적 논쟁에서,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은 적대시하고,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소수 집단에서도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배척하고 공격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공동체의 일체감과 정체성을 약화시키며, 공동체가 본래 지니고 있는 가치와 목표가 위협받는 현실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최근의 정치적 논쟁에서는 양측의 지지자들이 서로를 극단적으로 비난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전혀 수용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 이는 의견 차이를 넘어서는 심각한 대립으로, 사회적 신뢰와 협력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결국  동일한 의견을 가진 집단 안에서만 소통하게 되어 상대방에 대한 정보는 왜곡되고 또 억측이 난무하며,  감정적 대응이 빈번해 지는 사회적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가 직면하는 문제나 상황은 단순히 양극화로 나눌 수 없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필자 주변의 한 지인이 한탄을 했다. 교회가 정치와 다를 바 없으며, 편 가르기의 상황을 보면 절망적이라고 말했다. 선한 목적을 가진 신앙 공동체조차도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데 거리낌이 없고 양극단의 갈등을 겪고 있는 현실로, 사회전반에 퍼져있는 분열과 갈등이 종교적 영역에도 깊숙이 침투해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사회는 언제까지 ‘우리’와 ‘그들’로 나뉘어 공동체의 존재 목적을 위협하며 살아야 할까? 공동체가 본질을 잃고 폐쇄적인 관점을 가지게 되면, 결국 인간의 이기심만 남아있는 집단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러한 공동체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 .

자신의 판단과 주장만이 절대적 정의라고 확신하는 사람은, 스스로에 대한 신념이 강하여 다른 해석이나 관점을 쉽게 수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하는 바,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보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배척과 분열이다. 이를 조장하지 않는 것이 공동체의 화합과 지속 가능성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위태로운 사회를 건강하게 회복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해법은 어디에 있을까? 그 해법은 우리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찾아야 한다. 내편과 네편을 나누는 것이 공동체에 미치는 해악을 인식하고 진정한 통합과 상생을 이루는 꿈을 품어보자

출처 : 우리뉴스(https://www.woor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572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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