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어린이날은 예상치 않게 특별한 선물을 하게 되었다. 필자가 친구들과 함께 후원하고 있는 잠비아의 아이들을 위해 건강한 닭 보내기 캠페인에 참여했다. 단순히 먹거리를 넘어서 그들의 가정에 꾸준한 식량 공급원이 될 수도 있고, 동시에 가정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소중한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월드비전의 어린이날 특별한 선물로 기획된 것이지만 아이들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함께 세상을 이끌어가는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지구 반대편에서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는 아이들과 그들의 가족에 대한 공동의 책임감을 되새기는 좋은 기회였다.
선물이 된 건강한 닭은 백신접종을 마치고 우리가 후원하는 아이들의 집까지 안전하게 배달이 된다. 그들이 닭을 건강하게 잘 기를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하고, 일정기간 동안 닭에게 먹일 사료비까지 포함하여 보내는 닭 한 마리의 가격은 겨우 2만원이다. 비록 작은 것이지만 함께 참여하고 관심과 사랑이 커지면 그들의 빈곤을 퇴치할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해결책으로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왜 하필 닭일까? 닭은 일반 가정에서 아이들도 비교적 쉽게 기를 수 있는 동물이다. 또 번식력도 높아 여러 마리로 늘려나갈 수 있고 달걀도 얻을 수 있으니 서너 마리만 후원을 해도 한 가정의 생계수단이 되고 든든한 소득원을 확보하는 셈이다. 그들로서는 비싸서 사먹을 수 없다는 달걀을 식탁에 올릴 수 있을테니 선물의 가치뿐만 아니라 후원의 의미가 얼마나 값진가 말이다.
잠비아의 한 아이는 이렇게 받은 닭 5마리를 할머니와 함께 잘 길러서 300마리가 되었다. 그것을 바탕으로 땅도 사고 사업도 하여 피폐한 그 가족의 삶이 완전히 바뀌어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접했다. 선물로 받은 5마리의 닭을 그저 소비한 것이 아니라 열심히 키워 번식을 시키고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구축했으니, 누군가의 작은 도움이 그들이 열심히 살아야 할 동기부여를 제공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게이츠도 2016년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24개국에 10만 마리의 닭을 기증한 바 있다. 그는 닭만큼 회수율이 높은 투자는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부가 최선의 투자라고 생각한 것이다. 우리가 보낸 선물 또한 단기적인 기쁨을 넘어서 아이들이 자신의 힘으로 닭을 기르며 자립하여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그들의 밝은 미래를 위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믿는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선물은 큰 기쁨이다. 더욱이 아이들은 특별한 날 선물을 받음으로써 자신의 특별함을 느낀다고 한다. 이는 아이들의 자아를 형성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경험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감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선물은 물질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나타내는 응원의 의미까지 있을 터다.
모든 사회에서 인간의 가치는 동일하다. 특히, 전 세계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권리는 동등하다. 어린이 날처럼 특별한 날 아이들은 여느때와 달리 원하는 선물을 받으며 부모나 어른들의 사랑을 확인하는 일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한번쯤은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구상의 다른 나라 아이들에게도 관심을 보이고 도움을 주는 것을 배우는 날이 되면 어떨까?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꼭 배워야 할 일이다. 도우며 사는 것이 가치있는 삶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배워야한다. 더 나아가 인류공동체를 이해하고 세계를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품위 있는 인성을 키워주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돕는 것은 실행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의무 중 하나이며 우리의 인도적 사명이다. 그들을 위해 손을 내밀어야 한다. 선한 손길은 평화를 이루는 중요한 원동력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