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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뉴스> 위유미 원장 칼럼, 친구란 약속된 아름다운 관계
24-01-23 22:44관리자32회
사람들은 손해보는 것을 싫어한다. 손해라는 것이 물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간의 관계가 종료될 때 그간의 연결과 지지를 상실하는 것은 감정적 손실이다. 믿음과 신뢰가 깨지는 것 또한 마음의 안정감이나 행복감을 잃는 것이니 얼마나 큰 손해인가.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양심이나 도덕으로는 통제할 수 없으니 때로는 예기치 않은 일을 겪게 된다.

상담이 필요하다는 50대 중반의 여성이 자신의 동생과 함께 찾아왔다. 보기에도 지쳐보이는 그녀는 몹시 낙담해 있었다. 그녀는 가장 친밀하고 소중하다고 여기며 자신의 상황과 정보를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친구와의 관계를 정리해야겠다고 했다. 10년 전 자신의 친구가 사업이 힘들어지면서 건강까지 잃었을 때 자신의 집에서 1년여를 함께 기거했다. 복잡한 업무도 처리해주었고 병원도 같이 동행하면서 친구의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도왔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믿기지 않는 일을 겪고 있다. 조금씩 경제력을 회복하더니 살만해진 친구가 고마움에 대한 보답은커녕 은밀하게 자신을 기만하고 그 행위를 합리화시키는 것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 무엇보다 함께 아는 주변사람들에게 자신이 1년여 얹혀 살았던 상황을 그럴듯한 이유로 포장하고, 자신에 대한 험담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더 기가 막힌 일이라고 울먹였다.

이 예고 없는 배신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그녀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낙담과 함께 실망과 분노, 상처와 혼란이 섞인 복잡한 감정이 그대로 전해졌다. 필자 역시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이 알고 있는 친구의 정의는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공감해주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관계라고 말했다. 세상 사람들이 그녀처럼 친구란 그런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오죽 좋으랴먄, 친구라는 이름으로 더 교묘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에만 충실하느라 친절과 호의를 이용하는 이들이다. 실제로는 친구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인 것이다.

그녀는 은혜를 갚는 것은 바라지도 않았건만 이럴 수가 있느냐고 했다. 그녀에게 이 상황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자신의 감정을 보호하라고 위로해주었으나 적절한 위로였는지 여전히 찜찜한 마음이다.

친구는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친하고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그 관계는 더욱 소중하다. 다만, 이 세상에 영원한 관계는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영원하리라는 착각을 하면서 산다. 특히 오늘날은 사람이 사람을 기만하고 배신하는 것을 흔하게 보고 듣는것이 일상인데 말이다.

친구, 연인, 동료 등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간이라도 빼어줄 것처럼 친밀하다가 하루아침에 등을 돌리고 돌아서는가. 경쟁과 비교가 강조되는 문화이다 보니 가까운 사이에도 배반하고 속임수를 써서 자신을 더 뛰어나게 보이려는 볼썽사나운 모습들이 많다. 더구나 친구를 능가하고 싶은 욕구가 지나치다면 친구라는 정체성을 버려야 할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도움을 받은 관계일수록 배은망덕(背恩忘德)한 행동을 보인다. 이는 그 관계를 통해 얻는 이익이 감소하거나, 관계가 부담스러워질 때 나타난다. 또한 자신이 도움 받았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의 행동을 한다. 힘든 시기를 부정하거나 잊으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아마도 자신의 취약성을 노출하는 것과 같이 느껴져 위신에 손상이 간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는 복잡한 집합체이며,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인간관계 또한 복잡하다. 그런 관계 속에서 사람들은 수많은 감정을 경험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아픈 감정이 배신이다. 또한, 은혜를 모르는 사람은 악의 누룩 같은 존재이다. 하물며 그런 존재가 친구일때에야 오죽하겠는가.

친구는 약속된 아름다운 관계이다. 누구나 그렇게 믿고 있으며, 고마운 것을 기억하고 의리를 지키는 것은 인간의 본분이다. 친구처럼 가까운 관계일수록 칭찬을 경쟁하고 나눔을 경쟁하는 사회가 된다면 피로감 없는 사회가 될 것이다.

완벽하고 이상적인 사람은 없다. 스스로도 의도치 않은 인생행로를 걷기도 한다. 자신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하는 길이 곤혹스러운 길일 때도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진실하게 지금을 살아내고 그렇게 길들여지는 세상을 꿈꾼다.

출처 : 우리뉴스(http://www.woor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7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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