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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뉴스> 위유미 원장, 음식물 쓰레기, 우리의 선택이다
24-09-25 12:32관리자144회

주부에게는 음식을 만드는 일만큼 버리는 일도 중요하다. 연휴 끝에 만난 지인은 추석에 먹다 남은 음식들을 보관하려니 냉장고가 터질 듯이 꽉 찼다며 냉장고가 작은 것을 탓했다. 필자도 추석연휴가 끝나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보니 외관상으로는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음식들이 다량 폐기되어 있었다. 명절이라 가족을 위해 준비했겠지만 다 먹지 못하고 버려진 음식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낭비가 심각하구나 싶었다. 아마도 먹다 남았거나, 더 이상 먹기 싫어서 버렸을 것이다.

이렇게 저렇게 매년 13억 톤이 넘는 음식이 전 세계에서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이 엄청난 양의 음식물 쓰레기는 단순한 자원 낭비를 넘어, 처리되지 않은 음식이 썩으면서 대기 중에 유해 가스를 방출해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며, 그 결과 인류가 감당해야 할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는 결국 우리 스스로가 만든 자연재해이며 인간의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유엔은 2020년부터 매년 9월 29일을 ‘음식물 손실 및 쓰레기 인식의 날(International Day of Awareness on Food Loss and Waste Reduction)’로 지정하고, 음식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음식이 과잉 소비되어 버려지고 있는 동안, 다른 한편에서는 기본적인 식량조차 부족하여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인구 중 약 7억 3천 5백만 명이 영양실조로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매일 필요한 최소한의 영양분조차 섭취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지구촌 곳곳에 있다는 의미다. 

이 극명한 불균형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그저 식량 생산의 문제가 아니라, 불평등한 분배와 자원의 낭비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이다. 따라서 과잉 소비되는 곳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우선 과제이며, 식량이 부족한 곳에서는 효과적인 식량 지원과 분배 체계를 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음식물 쓰레기는 개인의 소비 습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식품 시스템의 구조적 비효율성을 반영하는 복잡한 사회적 현상이라는 점에서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비효율성이 음식물 쓰레기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시스템 전반에 걸친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즉, 음식물의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생산, 운송, 보관, 가공 등 각 단계에서 소비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음식은 에너지와 자원의 막대한 낭비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유엔에 따르면 생산된 식량 중 13.2%가 수확되지 못한 채 손실되며, 소매, 식당, 가정 등 소비 단계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전체의 19%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는 우리가 먹기 위해 준비한 식량 중 상당 부분이 식탁에 오르기도 전에 폐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95kg로 세계 평균인 79kg보다 약 20%높은 수준이다. 이는 우리 국민이 버리는 음식물이 세계 평균보다 상당히 많은 것으로 우리 사회의 음식 소비 및 음식물 폐기 습관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음식재료를 구매하거나, 유통기한 내에 소비하지 못해 버리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유엔의 '식량낭비지수보고서'에서 강조한 것처럼, 우리가 음식을 구매하고, 소비하고, 저장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지 않는 한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계속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필수 과제가 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사회는 누구할 것 없이 환경보호를 이야기하고 기후문제를 염려하고 있다. 또 많은 국민들이 음식물 쓰레기가 심각한 환경 문제라는 것 정도는 익히 인식하고 있다. 이에 여러 관련단체와 기관은 환경 교육을 통해 이러한 문제의식을 확산시키고 있으며,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실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미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의 처리나 관련 정책은 국가의 몫이며,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의 개선은 기업의 책임이다. 그러나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시작점은 개개인의 인식변화와 실천에 있다. 배출된 음식물 쓰레기의 자원화와 재이용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발생자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출처 : 우리뉴스(https://www.woor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804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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