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홍보
언론홍보
<우리뉴스> 위유미 원장 칼럼, 한강의 노벨문학상, 자부심을 넘어 성숙한 응원의 문화로
24-10-15 14:08관리자109회

작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50대 여성의 노벨상 수상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놀라고 축하와 응원은 줄을 이었다. 우리 국민은 온통 축제분위기다. 개인의 영광도 있지만 국격을 높인 공로를 치하하고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축하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나라 전체가 기뻐하는 이러한 성과는 한강 작가가 보여준 문학적 깊이와 독창성의 결과일 뿐 아니라, 우리 한국 문학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많은 관련 전문가들이 얘기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리 국민들의 자부심까지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수상을 폄훼하고 작품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이들이 있다. 이러한 무리 중에서도 문외한도 아니며 같은 작가의 길을 가는 사람의 경우는 단순히 문학적 견해 차이만으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다. 부적절하게 여겨지는 비판이 개인적 공격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강 작가의 작품에 대해 온 국민이 온전히 다 동의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전 세계가 인정하는 작품에 대해 자신의 잣대로 악평을 하고 과소평가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 반응이 개인적인 감정으로부터 비롯되었다면 더욱 그렇다. 예술은 극히 주관적이며 각자의 경험과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고 비판은 존재할 수 있지만, 그것이 객관적이지 않고 공정한 기준에 기반하지 않는다면 단순한 불만이나 질투로 여겨질 뿐이다. 

사람들은 주변의 성공을 마주할 때 자신과 비교하게 되는 심리적 메커니즘을 경험한다. 특히 친밀한 관계이거나 같은 분야에 있을 경우 이런 비교를 더욱 강하게 느낀다. 또 자신이 마주한 현실을 상대방의 성공과 직면하게 되면 지금까지 문제없었던 자신의 삶이 한순간 물거품이 되는 듯한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번 경우처럼 노벨문학상과 같은 최고 권위의 상을 놓고 경쟁하는 작가들 사이에서는 한 사람의 성공이 자신에게는 상대적 실패로 여겨질 수도 있을테니까.

게다가 자신의 위치와 한계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심리적 방어기제 또한 작동한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을 두려워하며, 타인의 성과를 자신의 무능함을 비추는 거울로 받아들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감정이 시기와 질투로 변질되면 다른 사람의 성취를 부정하고 싶어 한다. 인간의 본능적 심리이면서도 동시에 타인과의 관계를 해치는, 사회적으로는 매우 파괴적인 감정이다.

더 나아가 타인의 성공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이나 반응을 보이는 것은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제로섬 사고방식을 반영하기도 한다. 즉, 한 사람의 성공이 곧 자신의 기회를 줄이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타인의 성공을 위협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은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공동체의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제로섬 사고는 방해요소로 작용할 뿐이다. 

성공은 상대적이지 않다. 각자가 추구하는 목표와 성취는 다양하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이해할 때 다른 사람의 성공을 인정하게 되고, 이를 통해 배우며 자신에게 동기부여의 기회로 삼는 것이 성숙한 사고이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통해 노벨상을 목표로 하는 작가는 자신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를 목표로 삼을 수 있다면 얼마나 바람직하겠는가.

한 사람의 성취는 많은 사람에게 자극을 주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 새로운 가능성을 상기시키고 도전할 용기를 갖는 계기로 삼으면 된다.  그러나 만일 누군가의 성취를 기회를 빼앗긴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더 이상 창의적이고 풍요로운 결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보인 일부 비판적 반응은 우리 사회의 성숙도와 함께 서로의 성취를 바라보는 시각을 되돌아보게 한다. 특히, 같은 분야의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부정적 평가는 종종 건설적인 비평의 범주를 넘어서는 경우가 있어, 이러한 태도가 과연 얼마나 생산적인지 우려를 자아낸다.

사실, 이런 반응은 단지 한 사례에 국한되지 않으며 우리 사회 전반에 응원과 지지의 문화가 부족하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처럼 큰 성취는 우리 국민이 함께 자부심을 느끼고 공동체의 자산으로 삼을만한 기회인데도 말이다.

출처 : 우리뉴스(민영뉴스통신사)(https://www.woor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7466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