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홍보
언론홍보
<우리뉴스> 위유미 원장 칼럼, 남의 말에 휘둘리지 마라
24-11-05 13:12관리자96회
오늘날은 물질적 풍요와 성공을 향한 끊임없는 경쟁으로 특징지어진다. 성공과 부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풍조 속에서 인간관계 또한 이 같은 가치관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이러한 현대 사회의 가치관에 대한 반성과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고대 중국 전국시대의 현인 열자(列子)의 일화는 우리에게 인간관계와 삶의 가치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정나라 사람인 열자(列子, BC 450~375년경)는 매우 궁핍한 생활을 했다고 전해진다. 어느 날, 열자의 집을 찾아온 한 사람이 그가 곤궁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정나라의 재상 자양에게 말했다. “열자는 훌륭한 선비인데도 살림이 가난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는 정나라가 선비를 존중하지 않는 것 아니겠습니까?”

자양은 이 말을 듣고 즉시 열자에게 좁쌀 몇 섬을 보냈다. 이 때 열자의 아내는 남루한 옷차림이 부끄러워 방 안에 숨어서 밖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열자는 좁쌀을 가져온 관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지만 끝내 좁쌀은 받지 않았다. 관원들이 돌아가자 이에 화가 난 열자의 아내가 밖으로 나와 열자에게 따졌다

“도를 따르는 선비의 가족은 잘 먹고 잘 사는데 우리 집은 당장 먹고 살 것이 없어 막막하지 않습니까? 왜 좁쌀을 그냥 돌려 보내신단 말입니까?” 열자는 아내의 말을 듣고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여보, 당신은 남편인 나를 아직도 잘 모르고 있소. 자양이 좁쌀을 보내온 것은 자신의 뜻이 아니라 남의 말을 듣고 한 행동이오. 그러니 언젠가는 또 남의 말을 듣고 나에게 죄를 씌울지도 모르지 않소. 그래서 쌀을 받지 않은 것이오.”

열자는 극심한 가난을 겪으면서도 당장의 물질적 도움보다 자신의 원칙과 신념을 지켰다. 자양이 좁쌀을 보낸 것은 열자 자신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주변 사람의 말을 듣고 보낸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열자의 깊은 혜안이 돋보이는 처신이다. 남의 말을 듣고 도움을 주는 것은 진정성이 부족할 수 있고, 이런 관계는 언제든지 반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타인의 평가는 자신의 유불리와 상황에 따라 쉽게 변할 수 있다. 이는 살아가면서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일이다. 친밀한 관계가 멀어지기도 하고, 소원했던 사이가 어느 계기로 가까워지기도 한다.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이러한 관계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주관적 평가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특히, 객관성을 잃은 상대방에 대한 평가는 이해관계에 놓이거나 일시적인 감정에 의존할 때 상대방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할 위험이 크다. 주관적이고 가변적인 인간관계의 특성이 우리로 하여금 타인에 대한 평가에 더욱 신중해야 함을 시사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주의해야할 것들을 간과하게 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남의 말만 듣고 상대방을 쉽게 평가하는 오류를 범한다. 또 자주 만난다거나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을 잘 안다고 생각하고 섣불리 판단한다. 그런데 이런 평가가 주변 사람들에게 퍼지면, 다른 이들도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상대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될 우려가 있다. 가령 ”그 사람은 믿을만한 사람이 아니야“라는 말을 들었을 때, 실상은 그 사람을 잘 모르면서도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되는 것과 같다.

이렇게 타인의 말에 따라 누군가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면, 그 사람에 대한 판단은 외부의 시선에 의해 좌우될 수 있고 편견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이야기에 휘둘리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즉, 신중하지 못한 평가는 오랜 시간에 걸쳐 누군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고착화할 위험이 있으며, 이는 관계의 왜곡과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사람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얘기에 흥미를 느낀다. 몇 년 전, 가끔 모임에서만 만나는 지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평소 반듯한 모습과는 달리 상당히 충격적이었던 그에 대한 평판은 필자가 가지고 있던 그동안의 인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전에는 인사 정도는 나누던 사이였지만, 그 일 이후 마주치는 것조차 꺼려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알게 된 사실은 그와 한때 가까웠던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부풀려 낸 악의적인 소행이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남의 말에 의존해 단편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깨닫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는 종종 편향된 정보로 인해 타인의 온전한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 사건은 필자를 비롯한 모임의 모든 사람들에게 큰 교훈을 남겼다.

남의 말에 의한 판단의 위험성을 인식하게 된 우리의 경험은 놀랍게도 수천 년 전의 지혜와 맥을 같이 한다. 열자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주는 것이며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교훈을 제공하고 있다. 과거의 지헤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삶의 방식을 터득해야 할 것이다.


출처 : 우리뉴스(http://www.woor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824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