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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뉴스> 위유미 원장 칼럼, 한국판 카스트에 시름하는 아이들
23-06-29 21:47관리자42회
며칠 전 저녁 TV를 보면서 깜짝 놀라 마시던 물 컵을 놓칠 뻔 했다. 김주하의 ‘한국판 카스트에 시름하는 아이들’이란 제목을 달고 나온 내용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카스트(Caste)는 주로 인도의 사회적 계급 구조를 나타내는 용어로 출신가문과 혈통에 따라 결정되는 사람의 계급을 의미한다. 즉, 부모의 사회적 지위, 직업, 경제력, 권력 등에 따라 신분계층을 나누고, 자손대대로 상속되는 불변적인 특징이 있다. 차별의 기준이 되는 잣대가 우리나라 일부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방송의 내용인즉 학부모들이 자기 자녀의 친구들 집 등기부등본을 떼어보고 같이 놀 친구인지 아닌지를 정해준다고 한다. 전세 사는 아이들과는 친구로 사귀지 말라는 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억장이 무너지는 이 내용은 강남으로 학원을 다니기 위해 이사 온 한 아이가 겪은 일이다. 전세사는 아이는 친구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빚 없이 자가에 사는 사람은 1등급, 대출이 있는 집에 사는 사람은 2등급, 전세 사는 사람은 3등급으로 나뉘어진다니 이 모든 얘기들이 지나치게 과장된 헛소문이기를 바랄 뿐이다. 부모의 능력에 따라 친구들의 지위를 결정하는 문화는 어떠한 시각과 관점으로도 용납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여기에 일부 ‘맘까페’는 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한 조건이 본인의 집 등기부등본을 제출하는 것이라고 한다. 거기서도 전세 사는 사람은 가입자격이 안 되는 모양이다. 그 맘까페가 추구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으나 등기부등본을 통해 회원자격을 결정하는 그들의 상식적이지 않는 행태가 추하기만 하다.

이처럼 상식이 없는 엄마들도 자신의 자녀는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원할 것이다. 그들도 세상의 여느 부모들처럼 자녀교육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그 최선이 계층을 나누고 우리끼리만 모이는 불평등한 사회를 만드는데 주저함이 없다.

이런 배타적인 모임으로 위화감을 조성하는 엄마들에게서 아이들이 배우는 것은 무엇일까. 그들 스스로는 그것을 공정하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에 가서 이러한 집단이 사회의 내적 분열을 일으키고 닫힌 사회를 더욱 꽁꽁 묶어두는데 한 몫을 하게 된다.

진짜 걱정은 그 다음이다. 자질을 갖추지 못한 부모는 자녀의 성장과 인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부모의 행동을 보고 자란 자녀가 동등한 대인관계를 할 줄 알겠는가?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를 알겠는가?

부모에게서 배우지 못한 존중, 배려, 평등, 공감 등 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어디서 배우겠는가 말이다. 다른 사람에게 부당한 차별을 하고도, 근거 없는 혐오를 하고도 그것이 잘못인지 모르는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고 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게 될 터이니 그들이 어른으로 살아갈 미래가 심히 우려된다.

부모의 행동이 곧 교육이다. 부모에게서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배우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배우면서 인간적인 가치를 스스로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이 균형을 잡고 잘 성장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단지 물질만이 아니다. 부모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올바른 가치관과 신념을 자녀에게 본을 보임으로써 인성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이 진정 자녀를 위한 교육이다.

아이들의 선한 본성을 어른들이 악하게 만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세상이 작동하는 것은 선한 목표를 향해 서로 협력하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실력이 출중하고 대단한 목표를 이루었다고 해도 인성을 갖추지 않으면 그 성공은 모래위의 성이다.

내 자녀가 친구마저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는 아이로 커가기를 바라는가. 주관없이 자라는 아이는 세상에도 휘둘리며 살기 십상이다. 자식은 부모만큼 성장하고 부모모습처럼 어른이 된다는 것을 명심 할 일이다. 우리 안에도 공공연하게 존재하는 카스트가 있는지 돌아볼 기회이다.


출처 : 우리뉴스(http://www.woor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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